소방관은 나의 천직(天職) ‘2021년 S.A.V.E 영웅’으로 선정된 황연화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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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소방서 구조구급센터에서 구급대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8년 차 황연화 소방장에게 2021년은 잊을 수 없는 한해다. 소방청과 업무협약을 맺은 베스티안재단의 캠페인 ‘2021년 제4회 올해의 S.A.V.E 영웅 시상식’에서 영웅상 수상자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충남의 모든 소방관 중 단 한 명만이 대상자 후보로 선정될 수 있었기에 S.A.V.E 영웅상은 황연화 소방장뿐만 아니라, 논산소방서 소방관 모두에게도 매우 뜻깊은 경사가 되었다.
베스티안재단 사회복지사업본부가 실시하고 있는 ‘S.A.V.E 캠페인’은 전국의 소방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수행하고 있는 일들의 가치와 소중한 의미를 국민에게 알리고자 시작됐다. 이 시대를 함께하고 있는 모든 국민이 소방관들의 노고와 헌신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그 희생은 상상하지 못할 만큼 깊은 숭고함을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기리기 위한 S.A.V.E 영웅상은 국민이 황연화 소방장에게 준 의미 있는 선물인 셈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어떻게 충남을 대표하는 영웅 소방관으로 선정될 수 있었을까?
“구급대원으로 8년간 일하면서 세 분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든 공적이 있어요. 또 올해 3월, 제가 일하고 있는 논산소방서 근처에서 공장이 폭발하는 큰 사고가 있었는데, 당시 처음으로 현장에 도착한 대원이 저였습니다. 구급차가 뒤집힐 정도로 큰 충격이었고 한 달가량 병가를 낼 정도의 부상도 입었죠. 그때, 같이 출동한 대원들을 살피고 침착하게 대응한 것을 인정받아 충남을 대표해 이 같은 큰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S.A.V.E 캠페인은 소방관과 소방관 가족을 응원하는 공익적인 의미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펀딩도 지원한다. 펀딩 수익금은 충전이 필요한 소방관과 그의 가족, 그리고 화상으로부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치료비로 사용된다. 이에 황연화 소방장은 “소방관분들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화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6개월 이상의 장기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증 화상 환자분들의 경우, 가족의 생계까지도 어려워지게 되는데요. 그런 분들에게 화상 치료비와 더불어 생계지원비, 정서적인 프로그램까지 지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베스티안재단에도 이번 기회를 통해 소방관을 떠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어릴 때부터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좋았어요.”라는 황연화 소방장. 그는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응급구조학과에 대해서 알아보고 진학을 결심한다. 졸업 후 구급대원으로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는 사실도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결국, 응급구조학과를 졸업한 후 마침내 소방관이 되고 구급대원으로 지금까지 걸어온 8년, 그녀는 스스로 선택한 직업에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소방관으로 근무하면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그중 가장 기억하고 싶은 순간은 제 손길로 멎었던 환자의 심장을 다시 뛰게 했을 때였습니다. 언젠가 일용직 근로자께서 가로수 가지치기를 하시다가 10,000V의 전선에 감전되어 심정지가 왔어요.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전기충격을 주고 가슴 압박을 하며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데, 구급차에서 그분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몇 주 후 걸어서 퇴원하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때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답니다.”
반면, 소방관이기에 아픈 기억도 간직해야 했던 그녀는 또 다른 사례가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언젠가, 요양원에 계시던 할머님께서 심장이 멎은 상태로 발견되어 우리가 병원으로 이송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결국은 할머니의 멈춘 심장은 다시 뛰지 못하고 돌아가셨죠. 응급실에서 사망 판정받으시는 모습까지 확인하고 소방서로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따님이 오셔서 저를 꽉 안아주시더라고요. 너무 애쓰셨다면서, 마지막까지 저희 엄마를 위해 노력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셨어요. 그때 많은 것을 느꼈던 것 같아요. 어쩌면 나는 사선에 있는 분과 그분의 보호자가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사람이었을지도 몰라요.”
이런 응급상황을 겪으면서 소방관을 필요로 하는 모든 분의 정서적인 부분까지도 한 번 더 헤아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그녀는 소방관의 마음가짐을 타고 난 사람이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그중 가장 기억하고 싶은 순간은 제 손길로
멎었던 환자의 심장을 다시 뛰게 했을
때였습니다.
황연화 소방장이 근무하고 있는 논산소방서 구조구급센터는 센터장을 비롯해 구조대원 15명, 구급대 9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료애가 넘치는 이곳 모든 소방관은 화재출동 뿐만 아니라 산악사고, 수난사고, 교통사고 등 관내 모든 사건·사고에 신속하게 출동한다.
“사실 제가 아니라 모든 소방관이 영웅이죠. 지금, 이 순간에도 밤낮으로 애쓰고 있는 선후배를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모든 소방관이 항상 안전에 주의하며 현장 활동을 하고 있지만, 사고는 예기치 못한 순간에 일어나곤 합니다. 매년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동료들과 안타깝게 현장 활동 중 순직하는 소방관들을 접할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저도 올해 3월 논산 공장 폭발사고로 인해 구급차가 전도되어 부상을 입었는데, 회복하는 과정에서 몸도 마음도 아주 힘들더라고요. 항상 본인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시고 현장 활동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소방관 모두를 응원합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구급대원으로 근무하기가 정말 힘든 시기이지만, 환자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고 공부하며, 자기계발을 게을리하지 않는 선후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황연화 소방장도 하나씩 하나씩 소방관의 또 다른 자질을 배우고 익혀나가는 중이다.
“2013년에 임용된 이후로 줄곧 구급차에 탑승해 구급대원으로 근무해 왔는데요. 앞으로는 신고접수를 받는 소방상황실, 소방안전체험관, 소방학교 등 좀 더 다른 분야에서 여러 가지 업무를 배워보고 싶습니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힌 황연화 소방장. 그녀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천생 소방관이다.
그때 많은 것을 느꼈던 것 같아요.
어쩌면 나는 사선에 있는 분과 그분의 보호자가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사람이었을지도 몰라요.